15년 전 바이크로 동남아를 꿈꾸다(회고록)
■ 지도 위의 선을 현실로 만들려 했던 시간
그때 나는 단지 여행을 계획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함께 끝까지 가보는 경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업은 안정권에 들어서고 있었지만
조직은 아직 젊었고,
사람들은 서로를 완전히 믿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사무실이 아니라 길 위에서
우리는 진짜 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준비는 이미 도전이었다
루트는 이랬다.
중국 남부로 들어가 운남성 산악도로를 타고
라오스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를 지나
베트남 해안길까지 이어지는 일정.
단순 관광이 아니라
수천 킬로미터를 바이크로 이동하는 강행군.
2종소형 면허취득
국내 단기코스 연습
국경 통과 절차 조사
보험 문제
바이크 정비 교육
체력훈련
비상 상황 매뉴얼
직원들은 반신반의했지만
회의를 거듭할수록 눈빛이 달라졌다.
그건 여행이 아니라
“함께 끝을 보자”는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 왜 굳이, 그렇게까지?
나는 늘 조직이 강해지려면
‘공통의 기억’이 필요하다고 믿어왔다.
고생을 함께 한 사람은
쉽게 등을 돌리지 않는다.
진흙길을 함께 밀어본 동료는
회의실에서의 충돌쯤은 견딜 수 있다.
아마 그때의 나는
리더십을 책이 아닌 길 위에서 시험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 현실이라는 브레이크
그러나 사업은 갑자기 바빠졌고
책임져야 할 일들이 밀려왔다.
결국 우리는 출발하지 못했다.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후회는 남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준비 과정에서
이미 우리는 한 번 달렸기 때문이다.
지도 위에서
가슴 속에서
동료들의 눈빛 속에서.
회의실에서 웃고
지도 위에 선을 긋고
서로를 믿어보기로 한 그 시간.
그게 이미 여행이었다.
■ 15년이 지난 지금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선택은 무모함이 아니라 용기였다.
직원들과 국경을 넘겠다고 말할 수 있었던 리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던 동료들.
그 관계 자체가 자산이었다.
■ 이번에는 직원이 아니라
후배들, 친구들, 아니면 아들 같은 젊은 세대와 함께
다시 시동을 걸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인생 2막의 상징이 될지도 모릅니다.
리더의 결단과 동행의 기록을 하면서... 2024년 12월 -윤원규-
그때 우리 참 젊고 뜨거웠다. 눈시울이 떠거운건
못 가서 아쉬워서가 아니라
그때 함께했던 사람들,
그때의 열정,
그때의 “우리”가 아직 가슴에 살아있기 때문이죠.^^